가족 치료학(Family Therapy)은 컴퓨터학인 인공 두뇌학, 커뮤니케이션 이론, 게임(game) 이론, 장(field) 이론, 행동 이론 등이 종합된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의 통합된 치료 학문으로 발전해 왔다(2003년 김종만 저: 결혼과 가족과 치료에서 인용).

1950년대에 컴퓨터 학자인 로버트 웨이너(Robert Weiner)는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피이드백 이다”, “정보가 개인을 조절한다”는 주장은 환자 개인을 대상으로 마음을 치료해 오던 기존의 심리치료 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만큼 혁신적인 것이었다. 사람의 성격이나 자아는 가족이라는 조직체의 산물이고 가족을 사회화의 최소한의 단위로 보게 되면서 기존의 환자에 대한 개념이 바뀌게 된 것이다. 환자가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주고 가족을 불행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아니고 가족이라는 조직체의 희생물이 환자라고 본 것이다.

여기에다 조직 이론인 general system 이론이 가세를 하게 되었다. 기존의 물리학적인 개념을 생물체에 적용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고착적이고 직선적인 물리학적인 개념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체에 순환작용의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생물체는 물고 물리고,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는 서로 상호관계 속에 연결되어 있어서 한 개의 조직에 이상이 생기면 그것에 연결된 다른 조직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생태학 적인 관점이 관심을 모르게 되었다. 자연계의 생물들은 먹이 사슬로 연결되어 있고 인간의 사회 생활도 개인은 가족의 영향 하에, 가족은 지역 사회의 영향 하에, 지역 사회는 국가, 국가는 세계로, 세계는 우주로 연결되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관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에너지 개념이 정보 흐름의 개념으로, 개인의 내면 세계의 연구가 상호관계의 연구로, 한 사람의 심리학(one person psychology)이 적어도 두 사람 이상의 심리학(two person psychology)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시대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2003년 김종만 저: 결혼과 가족과 치료에서 인용).

1960년대 이후에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된 정신분석학에서 파생된 관계 이론(relational perspective)도 가족치료의 발전에 한 몫 하게 되었다. 대상관계 이론은 가족치료 이론과 맥을 같이 하는 점들이 많다. 그러나 두 학파의 발달은 전혀 다른 것에서 시작되었다. 대상관계는 어린시절에 어머니와 관계가 인간의 성격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프로이드의 제자인 멜라니 크레인(Melaine Klein)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어린시절에 아기와 엄마 관계의 질이 대인관계의 질을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아기와 엄마의 수많은 상호관계가 머리 속에 새겨지게 된다. 컴퓨터의 이론으로 말하자면 최초로 엄마와의 상호관계가 감정 회로, 인지 회로, 행동 회로로 뇌에 프로그램으로 입력되는 것이 곧 자아의 골격이 되고 머리 속에 새겨진 이 자아 이미지는 성장해서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의 모체가 된다는 주장이다.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크레인은 인간은 출생 후에 어머니의 분신으로 어머니의 손에서 양육되어지는 0세 – 3세가 프로이드가 주장한 오디프스의 3세 – 5세 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은 어린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직접 관찰한 것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것이 페비안(Fairbairn), 건츄립(Guntrip), 위니코트(Winnicott) 등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정신분석 학자들에 의해서 대상관계 이론으로 발전해 갔고 이 이론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서 최근의 정신분석학계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여기에다 가족 치료학의 산파 역할을 한 대부분의 가족 치료 학자들이 정신분석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정신분석에 불만하여 새로운 치료의 방향을 모색하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가족치료에서는 개인 한 사람의 심리적 고찰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개인은 가족 구성원들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환자는 가족이라는 조직체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본다는 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산물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증세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부산물로 본다는 점 등이 가족 치료의 단골 메뉴들이다. 개인 환자를 치료할 때 그 개인이 성장한 심리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그 개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2003년 김종만 저: 결혼과 가족과 치료에서 인용).

프로이드의 이론들이 직접 실험할 수 없는 이론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에 가족치료 이론은 1950년대의 시작 초기부터 환자들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 연구가 첨가 되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가족들에 대한 연구가 그 시발점이 된 것이다. 켈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의 인근에 위치한 팔로 알토(Palo Alto)의 연구진들의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 보웬(Bowen)을 중심으로 한 가족치료 학자들의 아버지, 어머니, 자녀들의 감정의 삼각관계,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아의 분리 개인화 정도에 대한 연구 결과, 칼 휘티크(Karl Whitaker)를 중심으로 한 부부 문제의 치료에 남자 치료자와 여자 치료자가 팀으로 참가하는 새로운 치료 기법에 대한 실험 결과, 미누친9Minuchin)을 중심으로 한 거식증 환자들의 가족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이 속속 발표 되었다.

이들의 연구 결과들의 공통점은 환자는 가족이라는 조직체가 살아 남기 위해서 만들어낸 제물(祭物)이라는 점이다. 가족은 부부가 만나서 가족을 이루고, 자녀가 태어나고, 자녀가 학동기, 사춘기를 거치고 독립해 집을 떠나고, 부모가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 한 배우자의 죽음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가족이라는 조직체의 출생과 죽음이 있다는 점, 끝임 없이 성장과 발달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24시간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가족을 살아 있는 생물체로 본다는 점이다. 생물체의 특징이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고 지속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이 기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속죄양인 환자를 만들어낸다는 관점이다.

전체 조직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 시키는 것은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 사회의 공통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환자를 개인 치료의 대상으로 보던 관점에서 환자를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혼란한 기능 때문에 생긴 것으로, 개인 환자의 책임으로 개인 환자에게 집중된 주의, 관심을 가족 구성원 전체의 책임으로 보는 시각으로 바꾸게 해서 치료에서 한 사람의 짊을 가족 구성원들이 나누어지게 하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2003년 김종만 저: 결혼과 가족과 치료에서 인용).

결혼은 두 배우자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가족 치료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모든 문제는 부부 사이에서 시작된다 즉 결혼에서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결혼을 어린시절에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치료의 장으로, 오리지날 가족으로부터 피신을 위한 구명 보트로, 과거의 성장과정에서 받은 상처의 연고로 사용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결혼 후에서 부부 문제로 고통을 받게 되고 이 부부 갈등이 바로 자녀 문제를 낳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치료의 핵심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을 알게 만들어주고 스스로 변화를 하도록 치료자가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스님들의 참선과는 다르다.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문제점들을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연결해서 자신의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알게 만들어주는 것이 심리치료의 핵심이다. 왜 우리가 특정한 파트너에게 끌리는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결혼한 커플들이 결혼 후에는 서로 물고 뜯는 원수지간 (怨讐之間) 이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대답은 내가 살아온 가족 환경과 내 개인의 역사를 알게 되면 함정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 심리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2003년 김종만 저: 결혼과 가족과 치료에서 인용).

 아래의 참고 문헌은 필자가 가족 치료 학을 연구하고 치료를 하면서 공부한 내용들을 요약하거나 번역해 놓은 것입니다.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전문서적 안내(가족치료 전문서적 Ⅳ)를 참고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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